라일레이 베이 조식 - 아침에 일어나 조식을 먹었다. 서쪽해안가에 위치해 일출은 보이지 않지만 충분히 맑은 바다가 앞에 펼쳐져 광경은 좋았다. 조식 자체는 그냥저냥 이었다. 평범한 조식이었다. 베트남과 다르게 향신료가 좀 더 적다는 것. 그리고 동남아답게 파인애플등 달달한 과일에는 파리와 개미가 많았다. 숙소엔 인도인이 많았다. 유럽인들만큼 많았고, 몇몇의 한국인들이 보이기도 했다. 역시 한국인들은 어디서 정보를 미리 검색했는지 일찍 일어나서 좋은 자리에서 즐기곤한다. 그런 집착스럽고 강박스러운 항상 무엇인가 뽕을 뽑아야하고 좋은 인스타용 사진을 찍어야하는(예를 들어 조식인데 과하게 옷을 입고 화장을 한다든지 등) 행동들을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도 한국인들의 준비성하나는 인정해야한다. 나도 이런 민족이기에 다른 목적을 가지고도(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정리할지 등 계획) 목표를 이루기 위한 기본 자세는 있다고 생각된다.
프라낭 가는길 - 프라낭 해변으로 가기위해 아침부터 움직였다. 어제 가지못한 길을 통해 라일레이 해변 반대편으로 가는 것이다. 정글 같은 느낌인데, 이런 지형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처음 보는 느낌이었다. 바위가 기울어져 종유석과 석순이 곳곳에 있고 동시에 나무 덩굴들이 바위들을 감싸있었다. 더운 날씨임에도 시원함이 느껴졌으며 아마 원시인류가 살기에 적합하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아직도 석회암이 녹아 종유석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흙으로 된 경사로를 나무덩굴을 밧줄삼아 오르는 서양인들도 있었다. 그렇게 정글지대를 10분가량 지나니 프라낭 해변이 나왔다.
프라낭 - 라일레이 해변과는 또 다른느낌의 깨끗한 해변이 펼쳐졌다. 인도에서 온 사람들이 많았다. 아마 신혼여행 혹은 젊은이들에게서 알려진 것 같다. 절벽에는 암벽등반이 인기였다. 수 많은 사람들이 자연 암벽을 등반중이었다. 코스도 다양하고 강습도 같이 이루어지는 것 같았다. 엄청 잘하는 사람들도 보이고 처음 도전하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암벽에 사람에 의한 초크로 흰색 무늬가 곳곳에 있었다. 절벽이 90도가 아니라 70~80도 정도 되어보여 충분히 즐기기에 좋아보였다. 아무래도 석회질로 녹았던 흔적들이 사람에게는 암벽 등반의 손잡이가 되는 것 같았다. 좀 더 옆에는 남근상이 있었다. 바다를 어머니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보니 바다의 안녕을 기원하는 듯 수많은 남근 나무가 위치하고 이를 기리는 것 같았다. 한 번 뿐인프라낭 해변의 경치가 아쉬워 좀 더 옆으로 이동해보았다. 밀물이라 그런지 바다가 차올라서 계속해서 가진 못했지만, 흰 모래와 에메랄드 색의 투명한 파도가 잘 어울렸다. 파도의 거품도 없이 깨끗해 짠 맛이 나지않을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곳곳에 바다를 끼고 사유지가 존재했는데, 아마 사람들이 쉬거나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게 경비를 두거나 펜스를 세웠다. 이런 곳에 사유지를 소유하다니 부러웠다. 나도 돈이 많다면 카페와 별장을 동시에 소유하고 싶었다. 한국돈으로 치면 그렇게 비싸지는 않을 것 같았다.
로컬 타이 푸드 레스토랑 (Local Thai Food Restaurant) - 프라낭을 뒤로하고 점심을 먹었다. 맹그로브 레스토랑, 패밀리 레스토랑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타이 로컬 레스토랑이었다. 이름값하듯 로컬 음식이 맛있다고 한다. 하지만 사실 막상 먹어보니 큰 차이는 없었다. 똠양궁이든 뭐든 다 거기서 거기인 느낌이다. 오히려 땡모반(수박 쉐이크)에 얼음과 물을 너무 타서 맛이 떨어지는게 별로였고, 낮시간대 청소시간인지 음식물쓰레기와 화장실 휴지를 비우는 냄새에 그닥 좋진 않았다.
튜 레이 바 (Tew Lay Bar) - 어제 갔던 라이브바가 있던 방향으로 다시 가보았다. 가장 끝 부분에 경치좋은 큰 카페가 있었다. 매우 큰 앵무새가 마스코트 였는데, 사람말을 알아듣고 애교도 부리고 대단했다. 앵무새가 까마귀만큼 똑똑하다고 하니 애완동물로 키울 맛이 날 것 같다. 손님에게 애교를 부리다가 주인과 놀다가, 혼자서 바람을 쐬거나 날라다니다가 어린 강아지를 보는 것 같았다. 카페는 좋은 경치를 이용해 그네와 빈백을 설치했다. 아무래도 야외에 설치했다보니 더럽긴한데, 뭐 여기서 청결을 바라는 것도 우스웠다. 빈백에 누워 코코넛 쉐이크를 시키고 책을 읽었다. 편안했다. 1시간도 안되는 시간동안 책을 읽는데 잠이 쏟아져서 적당히 해를 가리고 잠을 청하기도 했다. 평온함이란 것이 이것인가 느껴질 정도로 편안함을 느꼈다. 개미가 몸에 올라와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고, 더위도 점점 식어가는 느낌이었다. 시간이 더 있다면 계속해서 음료를 시키다가 저녁을 해결하는 것도 나쁘지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암벽등반 티셔츠 - 더위를 식히고 시간을 보내다가 너무 땡볕에 휴식도 취할겸 숙소의 수영장을 이용할 겸 복귀를 했다. 다시 걸어오는 길에 작은 가게들 중 암벽등반 관련 물품 가게를 지나쳤다. 주인 아저씨부터 뭔가 암벽등반에 진심인 느낌이 있었고, 특히 나는 암벽등반 관련 프린팅이 된 티셔츠가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가격이 1.7만원 가량으로 태국물가에선 매우 비싸 고민했다. 결과적으로 사지않았는데, 다른 곳에서 비슷한 프린팅으로 더 싸게 있을 줄 알았건만 전혀 없었다. 아저씨가 암벽등반 관련된 프린팅이라 다른 곳에서 구하기 어렵다고 했었는데 처음엔 그게 상술인줄 알았지만 사실이었다. 실제 다른곳 프린팅은 대부분 같은 공장에서 해온 것이라 그런지 비슷비슷하고 프린팅이 너무 커 입기에도 좋지않았다. 게다가 암벽등반용 티셔츠라 그런지 옷감도 좋았다. 아쉬웠다. 역시 여행가서는 물건의 기준을 정해 보일 때 굳이 비교하지않고 사는게 맞는 것 같다. 푸꾸옥에서도 같은 행동을 해서 후회했었다.
커피 스테이션 (Coffee Station) -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커피 스테이션을 들렸다. 오고가며 한 번쯤 들려보고 싶었던 곳이다. 전체적으로 레게 느낌의 가게였다. 아저씨가 운영했는데, 자메이카와 레게를 좋아할 뿐 그쪽 혈통은 아니라고 한다. 카페라떼와 블랙 커피를 시켰다. 모카포트를 이용해 커피를 추출하고 컵에서 컵으로 옮겨담는 기술(?)로 커피를 식혔다. 우유 거품도 직접 가열하여 거품기로 내어주었다. 말 그대로 수제 커피인셈. 커피는 매우 진하게 내려졌기에 향과 맛이 강했다. 거기에 수제 우유 거품이 더해져 약간의 입자가 굵은 따뜻한 거품이 진한 커피와 조화가 잘 이루어졌다. 사실 가게는 조금 더러운 편이다. 아저씨가 정리는 나름 규칙적으로 했으나 나무재질의 인테리어에 먼지도 많고 어두워서 더 지저분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나름의 분위기를 살렸다. 다행히 모카 포트 등 음료를 만드는 식기들은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었다. 사용감이 있어보이는 식기들이 커피의 맛을 더해주었다. 커피를 기다리는 동안 유럽 여행객 한 명이 주춤주춤 오더니 대마 1대를 사갔다. 여행왔으니 기분도 낼겸 하고싶었나보다. 대마 가격이 기억나지않지만 음료의 10배가 넘었던 것같아 확실히 돈이 되는가보다. 가게 옆 비슷한 분위기의(레게풍 카페) 카페에는 한국어로 '대마, 환각버섯'으로 써있는걸 보니 한국인들도 꽤나 즐기는 것 같다. 2층 다락으로 올라가 더위도 식힐겸 커피를 마셨다. 다락엔 밥말리 사진과 오래된 기타(줄이 끊어져 사용불가)와 빈백들이 있었다. 빈백은 깨끗하지않았지만 그냥 누울만 했다. 멀리 방금 대마를 구입한 유럽인이 나름의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아무리 합법이라해도 길 한가운데서 하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인가보다. 커피스테이션 가게 중앙에는 큰 나무가 있었는데 비가 많이 오는 지역에 목조 건물이다보니 나무를 타고 빗물이 내려와 습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비닐로 나무를 감쌌다. 안은 따뜻하고 습한지 도마뱀이 거주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보기 힘든 도마뱀은 동남아에서 자주 보인다.
Railay Bay Resort 숙소 수영장 - 더위를 피해 숙소의 수영장을 이용했다. 사람이 많은 해변가 수영장이 아닌 중앙의 시설을 이용했다. 사람이 2명뿐이라 사용하기 좋았다. 수영 연습을 하기좋게 1.7m 경사도 있어 최근 연습하여 완성한 평영과 숙달한 자유형을 연습해 보았다. 심리적 탓인지 깊은곳에 가면 숨이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2m풀에 익숙하지 않으면 철인3종경기든 생존이든 못할 것 인데 수영관련해서는 아직 부족한 것 같다.
일몰 감상 - 일몰을 감상하기위해 해변으로 향했다. 아쉽게 구름이 많아 일몰 자체는 보지못했지만 붉은 하늘에 구름이 걸쳐 오히려 멋있었다. 더위도 많이 식어 적당하게 느껴졌다. 해변에 줄지어선 롱테일보트가 풍경과 어울렸다. 마침 썰물때라 숙소 앞 해변의 끝까지 걸어가보았다. 넓게 펼쳐진 해변에 풍경을 구경하는 사람도 있고 간단하게 음료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선베드에서 잠을 청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사실 여행이란 것이 바쁜 일상을 떠나 지내는 것인데 어떻게 생각하면 굳이 목표를 정해서 이곳저곳 채우기보다는 이런 풍경을 보며 잠을 청하다가 책을 보다가 하루를 보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맹그로브 레스토랑 (Mangrove Restaurant) - 어제 이용한 패밀리 레스토랑과 매우 비슷한 인테리어의 레스토랑. 음식을 먹는 것은 좋지만 굳이 배부를 필요는 없기에 어제처럼 4개의 메뉴를 시키지 않았다. 사실 아무리 가격이 저렴해도 동남아에서는 매우 비싼편인 가게. 음식맛은 당연히 거를게 없이 맛있다. 코코넛 우유 쉐이크는 담백하고 많이 달지않아 더위를 식히며 갈증을 해소하기에 좋다.(사실 설탕시럽이 많이 들어가는데 차가워서 단맛이 적게 느껴지긴함. 몸에 그렇게 좋진 않다는 것) 한창 저녁을 먹고있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태국와서 스콜을 경험하지 못했는데 3일차가 되어서야 스콜을 만났다. 약간의 바람을 곁들인 스콜이었는데, 음식점 앞에 진열된 음식들이 비를 맞아도 주인들은 딱히 치우거나 하는게 없었다. 금방 그칠걸 알아서 그랬는지…
기념품 가게 구경 - 비가 살짝 오는 상황에 건너편의 기념품 가게를 들렸다. 라일레이에서의 마지막 밤이기 때문에 기념품을 알아보려 갔다. 라일레이 관련한 물품은 앞으로 보기 힘들것이라 생각했다. 해변으로 유명한 라일레이이기에 프라낭 해변, 라일레이 해변 등 관련 옆서와 티셔츠가 많았다. 결국 사지 않게 되었는데, 나중에 후회했다. 라일레이 관련한 상품이 아오낭에도 있을줄 알았건만.. 착각이었다. 역시 여행에서 기념품을 그때 바로바로 사야한다는 것을 또 느꼈다.
Wan-A-Rouy Restaurant - 시간이 남아 노래도 즐길겸 라이브바로 향했다. 어제와는 다른 라이브바로 매우 큰 가게였다. 사장님은 마치 한국인을 알아보는 듯 안내를 했다. 느낌상 한국에서 일한 경험이 있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생각해보면 이렇게 큰 가게를 관광지에 내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할 것 같은데 그 자금의 원천지로 한국이 적절하지않을까 생각되었다. 간단한 칵테일과 로띠를 시켰다. 로띠는 길거리 가게보다 더 싸서 길거리 가게에게 약간 당한 느낌도 들었다. 사실 로띠 자체가 특별한게 없긴하다. 라이브 공연은 인상깊었다. 2인조 기타 듀오였는데, 어제 본 라이브 공연보다 실력이 좋았다. 케미도 좋은 편이고 나름 중간에 어쿠스틱 기타로 솔로도 넣었다. 유명한 팝과 락 위주로 공연했는데, 듣기가 좋아 잠시 밴드시절의 추억에 잠겼다. 저렇게 공연하면서 합을 맞추고 곡을 완성하는 말로 표현못할 즐거움이 그리웠다. 뭔가 금전적으로 득이 되지 않더라도 음악관련 취미(특히 악기연주)는 평생 하게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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