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꾸옥에서 이동하여 다른 숙소로 가는날이다.
체크아웃을 하고 츄온츄온이라는 카페에 갔다. 지역내 꽤 유명한 카페인 것 같다. 언덕에 존재했고 우리말고도 수많은 현지 관광객들로 붐볐다. 한국에도 이러한 느낌의 카페는 유명했을 정도로 세련되게 지었다. 직원들도 어느정도 영어를 할 수 있었다. 다만 가격은 다른 음식점 가격만큼 나와 놀랬다. 원화에 버금가는 커피가격이었다. 높은 곳에 위치한 카페의 경치는 좋았다. 한눈에 푸꾸옥 시내와 바다가 보였다. 사람들마다 경치에 기대 사진을 남기려고 했다. 베트남 어린 친구들은 한국 사람들보다 더 멋쟁이이다. 한국 사람들이 화려하기보다는 세련되게 꾸민다고 한다면 베트남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이목구비와 비율이 좋기 때문인지 더 화려하고 서양의 느낌이 나게 꾸민다. 화장도 진하게 한다. 체구는 작아 실제로 보면 약간 어른스러워보이고 싶은 학생들같은 느낌이 나긴하는데, 그들 사이에선 굉장히 꾸민 것일테고 사진으로는 매우 서양인들의 느낌이 날 것이다.
점심을 먹기 위해 바나나가든을 가려다가 실패했다. 영업하지 않은 날이었다. 아쉽지만 다른 근처의 식당으로 갔다. 다른 음식도 쌀 것이라 생각하고 스테이크 집을 갔는데 패착이었다… 6명이 한국에서보다는 싸긴했지만(한국과 맘 먹는 가격)그렇게 만족스러운 양도 아니었고 굳이 동남아까지 가서 비싼 스테이크를 먹는게 아쉬웠다. 아마 여행 중 가장 큰 실수 중 하나일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비싼 요리를 팔면서 영어를 할 수 있는 직원이 서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조금 어이없기도 했다.
숙소로 이동하는 밴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 킹콩마트에서 음식료, 과일, 기념품을 조금 샀다. 일정이 빡빡한 터에 기념품은 보는대로 사는게 중요하다. 아쉽게 티셔츠 한벌을 구입하지 못했다. 하지만 다른 것들은 나름 보이는대로 사서 다행이다. 킹콩마트에서 땅콩과 후추(이 또한 푸꾸옥의 특산물. 하지만 후추를 많이 사서 할 것도 딱히 없어서 한세트씩만 구입했다.)를 샀다.
호국사를 방문했다. 푸꾸옥에서 가장 큰 절이다. 섬인 푸꾸옥에 맞게 바다가 보이는 절이다. 언제 어떻게 만들어진건지는 알 수 없지만, 재미있는 점은 중국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관우가 있었다. 왼쪽에는 한국과 비슷하게 산신령의 포지션을 갖는 상이 있었다. 네팔에서는 옴, 마, 니, 밥메, 옴이 반복되는 구절이었다면 여기는 나무아비타불이 반복되는 노래가 나왔다. 둘다 정확하게 무슨 말인지 모르지만 한국 불교에서 강조되는 단어들이 들려 익숙한 느낌은 있었다.
조금 더 이동해 사오비치로 향했다. 사오는 별이라는 단어로 별이 빛나는 것 같은 해변이라는 것이다. 베트남을 방문하기 전 몇몇 영상에서 사오비치의 민낯이라면서 해안가의 쓰레기를 보여준 영상이있었는데, 그대로였다. 사실 빛이난다하기에도 조금 애매한 느낌이었고, 해안가에 쓰레기가 너무 많았다. 썩은 코코넛도 많았지만 관광객이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야자수에 걸려있었고, 구덩이엔 구정물이 악취를 내뿜었다. 너무나도 아쉬움. 거기에 비치의 일정 부분을 레스토랑(카페)으로 활용하는 곳은 사유지로 입장료를 내거나 음식을 주문해야했다. 선베드는 특별히 추가 요금을 내야하니 그다지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았다. 그나마 사유지만 관리가 되도 그정도라 다른 곳은 너무 더러워서 구경하고 싶은 마음도 없어질 정도였다. 후에 들어가는 숙소의 프라이빗 비치가 그나마 관리가 되고 관광지느낌이 나는 곳임을 생각하면 사오비치는 고평가 된 곳이다.
이동하는 숙소를 가는 길에 코코넛 팜이라는 수용소를 들렸다. 역사적 장소로 베트남 전쟁 때 남베트남군이 사용하던 포로 수용소였다. 코코넛 팜이라는 이름은 이 포로 수용소를 탈출하기 위해 베트콩들이 코코넛 껍질을 사용했다는 것에서 유래했다. 군대의 GP도 보통 3중 철조망을 쓰는데 코코넛 팜은 무려 4개가 넘는 철조망으로 둘러쌓여있었다. 이건 포로 수용소 혹은 감옥이라기보다는 고통을 주기위해 만든 시설임이 직감되었다. 실제로 안에 있는 시설들은 가혹했다. 덥고 습한 기후의 햇볕아래 움직이지도 못하게 가둬놓는 타이거 케이지가 있었다. 더 무서운 건 더워서 힘들게 하는 줄로만 알았더니 겨울에는 물을 뿌려 몸을 떨도록 하고 철조망 설치해 다치게 하는 구조라는 것이었다. 고통을 주기 위한 장치라고 밖에 보이지 않았다. 옆에는 detension room이 있었는데, 작은 컨테이너 박스안에 여러 명을 불빛도 없이 가둬놓는 것이었다. 푸꾸옥 감옥에는 보통 베트콩이나 공산주의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교화시키는 목적도 강했고 이를 위해 이런 암실에 가둬두었던 것이다. 미군의 비인간적인 행동이 무서워졌다. 우리가 일제 강점기 시절 겪었던 여러 사건을 보는 시선이 아마 베트남인들이 느끼는 미군에 대한 감정일지 모른다. (물론 지금은 미국을 그렇게 싫어하는 느낌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일본에 대한 시선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슬레이트로 된 수용소 건물들 안에는 미군의 횡포와 고문들을 전시해놓았는데, 포로들을 다룰 때 군화에 징을 박고 발로 차는 장면부터 여러 잔인한 모습이 있었다. 이를 뽑는 고문, 나무로 누르고 망치로 치거나 끓는 물에 넣거나 살인을 위한 행동은 아니지만 충분히 살인이라고 부를만한 장면이 있었다. 이에 항거하기 위해 베트남인들은 단식 투쟁을 하거나 항거했다고 한다. 미군과 친하게 지낸 밀정들을 처단하는 장면도 있었다. 코코넛 팜은 남 베트남 수용소 중 가장 크며 4만명정도가 이 시설을 거쳐갔다고 하고 기억은 나지않지만 많은 수의 사람이 여기서 죽었다고 한다. 집단 발굴된 유해들이 이를 증명한다고 적혀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탈출한 땅굴도 일부 전시해두었다. 그때는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을까 하고 놀랬지만, 나중에 베트남 전쟁을 찾아보면 땅굴은 베트콩들의 주요 전략으로 이에 착안한 방법이라 생각되었다. 뭔가모를 베트남과 우리나라와의 동일시되는 감정을 느끼며 코코넛 팜을 나오게 되었다. 장면들이 굉장히 잔인하게 묘사된 것은 아마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심기 위해서 일 것이라 생각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계속해서 전시를 보다보면 뭔가모를 피해자임을 강조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이는 전쟁박물관에서 극대화되며 오히려 내가 베트남 전쟁에 대해 전체적으로 알아보고 시각을 정립화하는 계기가 된다.
두 번째 숙소인 뉴월드는 참 좋은 곳이었다. 새로 지어져 프로모션 덕에 나름 싸게 이용할 수 있었는데, 빌라 형식의 숙소가 375개 있는 작은 마을같은 시설이다. 베트남 최대 부동산 회사인 선 월드에서 지었고, 홍콩의 호텔 경영 전문 회사가 운영한다고 한다. 시설은 매우 좋아 각 빌라마다 3개의 방과 거실 건물, 프라이빗 수영장이 있었다. 내부는 매우 넓어 버기 카트로 이동해야하고 메인 수영장은 120m의 매우 거대한 인피니티 풀이었다. 해변을 바라보는 인피니티 풀과 프라이빗 비치까지 시설로만 본다면 아마 베트남에서 가장 좋은 숙소가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가 그런 시설에 영향을 받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적어도 엄청나게 큰 자본이 들어왔다는 것과 앞으로 이 숙소가 아마 푸꾸옥에서 제일 비싸질(JW가 1박에 70만원 꼴이라니 아마 뉴 월드는 100만원이 넘을 것이다)것이라는 확신은 있었다.
저녁엔 여러 과일을 맛보았다. 망고, 리치, 망꺼우(슈가 애플), 망고스틴, 잭 프룻, 두리안 등 여러 과일을 맛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리치가 과일의 편차가 적고 과육의 질감이 좋았다. 가성비로 본다면 망고가 가장 좋았다. 망고는 사실 종류가 매우 다양한데, 이 날 먹었던 망고는 매우 큰 과실을 껍질을 얇게 벗기기만해도 주황빛의 많은 과육을 맛볼 수 있는 망고였다. 망고스틴은 과일의 여왕이라 할 만큼 인기가 많고 비싸지만 나는 조금 아쉽다고 생각한다. 수율이 좋지않고 개체마다 편차가 크며 상한 것도 많았다. 망꺼우는 맛은 나쁘지않지만 딱딱한 껍질이 없어서 그런지 왠지모를 위생에 약간은 꺼려졌다. 종합적으로는 두리안이 가장 이색적이면서 맛도 괜찮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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