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하나리조트의 조식은 나쁘지않았다. 메뉴들도 다양하고 퀄리티도 좋았다. 우기라서 자주 비가 오곤했는데, 살짝살짝 내리다가(맞을만하게) 그치는 것을 반복했다. 길가에 오토바이가 그렇게 많이 다녀도 공기는 깨끗했다. 여러 과일도 접했다. 처음보는 과일 중에 베트남 자두를 접했는데, 아무맛없이 순전히 식감과 수분으로 먹는 것 같다. 약간의 떫은맛이 매력이고 소금과 같이 먹는 것 같았다. 그외에 한국이라면 조금 귀한? 람부탄, 리치, 몽키바나나 등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다만 두리안은 냄새때문에 그런 공용장소에선 두지 않는 것 같다. 물론 길거리에서는 쉽게 두리안 냄새를 맡을 수 있다.


호핑투어를 했다. 투어 인원들이 모이는데 한국인 가족들도 몇 명 모였다. 제주도로 치면 중문 관광단지처럼 호텔같은 곳에서 숙소를 사용하는 사람들이었다. 가이드를 따라 항구로가서 모터보트를 타게되었다. 항구에는 사람이 많았고,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물안경 등 수영도구를 파는 호객행위가 붙었지만 가볍게 무시했다. 네팔(어쩌면 인도 포함)에 비하면 좋은 건 호객행위를 거절했을 때 단칼에 거절당하는? 것이다. 끈질기게 붙거나 손에 물건을 쥐어주며 돈을 요구하진 않는다. 그런면이 아마 책에서 베트남사람들이 다른 관광지에 비하면 순수하다고 하는 면이라고 생각되었다.



바지보트를 도착해 일부는 스쿠버다이빙을 하고 우리는 스노클링 포인트로 향했다. 스노클링은 총 2회인데, 처음 스노클링은 실망이었다. 시간도 애매했고 포인트도 좋지않았다. 물은 맑지않았고 수면밑엔 약간의 볼 것만이 있었다. 사실 서비스 스노클링인줄 알았다. 이에 실망한 호주 커플은 이후로 바다에 들어가지 않았다. 2번째 스노클링은 나쁘지않았다. 지면에 여러 물고기가 있었고 산호도 꽤 많았다. 물고기는 많지않았지만 충분히 깨끗했고, 문어들도 보였다. 다만 시간이 짧았고 충분한 설명이없이 이동을 해야했기 때문에 여유롭게 바다를 보지못했다. 오랜만에 스노클링이라그런지 코를 제외하고 입으로만 숨쉬는게 처음에 되지않아 당황했다. 마음같아서는 구명조끼없이 물안까지 들어가고 싶은데, 핀없이는 불가능 할 것 같다. 수영(특히 입영)을 필수로 배워야 할 것 같다. 물을 여러번 마시면서 몸에 힘이 들어갔는지 이와 허벅지가 아팠다.
투어의 매력은 여러 일정이 포함되어 해결된다는 것이다. 점심을 먹기 위해 잠시 이동 후 생선과 해산물 식사를 했다. 이동 중 투어매니저가 정글을 들어간다고 했었는데, 약 5분간의 산을 통과했다. 크고 많은 노래기(지네)를 만났다. 정글에서 곤충이 얼마나 큰지 대충 감이 올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이런 환경에서 전쟁을 치뤘을 미군들을 생각하니 처음에 충격이 컸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나도 습하고 산도 괜찮지만 그렇게 위협적인 벌레를 보니 괜히 발걸음을 조심하게 되었다. 점심은 입맛에 맞아 많이 먹었는데, 한국인이 자주 먹는 간장 고등어조림도 있었다. 맑은 해물탕도 주었는데 재미있는 것은 레몬 그라스등 약간 신맛이 나는 향신료를 국물에 넣어 시큼한 맛이 나게하는 것이다. 그리고 설탕도 넣었는지 단맛도 강해 이국적이지만 나쁘지않았다. 한국이라면 무와 고추, 파를 넣어 칼칼하고 시원한 느낌을 강조했을 것이다. 해물탕에있는 생선도 좋은고기였던 것 같은데(도미 종류) 쫄깃한 식감과 좋은 수율이 괜찮았다. 사실 음식이란게 너무 극단적이지만 않으면 사람이 먹기엔 거기서 거기라 나는 맛이 별로 안맞아도 최대한 접해보려 한다.

그 후 해변을 걸으며 사진을 찍는 시간을 갖었다. 해변은 좋지만 쓰레기가 문제다. 해안가에 떠내려온 쓰레기들이 자연 경관을 망치고 있었다. 해변에 잠시 발을 담그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나는 쓰레기를 보니 흥미를 잃을 수 밖에 없었다. 다른 곳에서 떠내려오는 것도 문제지만 자신들의 자원이자 돈줄인 관광지에 쓰레기를 아무렇게나 버리는게 이해되지않았다.





그 후 약간 이동해 워터파크&놀이공원에서 시간을 보냈다. 캐리비안베이&에버랜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우드 롤러코스터를 경험해보고 싶었으나, 단체로 캐리비안베이에서 워터 어트랙션을 타는 것도 나쁘지않았다. 캐리비안베이보다는 작지만 충분히 있을것들이 있었고, 가족끼리 같이 어트랙션을 타는 것은 재미있었다. 시설이 생각보다 잘 되어있어 놀랬는데, 선 월드라는 베트남 최고의 부동산 회사에서 만들었다고 한다. 개발도상국에서 이정도 규모의 시설을 만들 정도니, 당연히 정부 커넥션이 있을 것이고 보이지않는 엄청난 권력이 느껴졌다. 한편으로는 약간 씁쓸할 수 밖에 없었다. 공산주의의 특성은 최저 계층을 최대한 끌어올려주는 것인데, 한국보다 더 빈부격차가 심해 보였다. 길거리에서 파는 반미는 20k정도로 한끼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고, 평균 한달월금 250달러정도(5300k)인 나라에서 여기 이용하는 것들은 대부분 100k가 넘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락커만 이용하는데 6만원이 넘는 것. 일반사람들은 꿈도 못꾸는 가격이다. 해외 고객들에게만 열린 공간인 것이다. 여기 존재하는 학생들과 베트남 현지인들도 상당히 교육받은 계층이라는 것. 실제로 학생들의 경우 영어를 매우 잘해 어느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한 정도였다.


복귀는 케이블카를 통해 육지(푸쿠옥 섬)로 돌아왔다. 세계에서 2번째로 길다는 7.8키로 케이블카. 이러한 구조물을 만들기 위해 엄청난 자본유치를 했을 것인데, 과연 이것들이 얼마나 베트남 전체에 이득이 되련지는 모르겠다. 물론 케이블카를 타고 바라보는 바닷가 일상은 재미있었다. 조금 무섭긴했는데, 공을 차는 아이들과 양식장 어부들이 보였다. 푸쿠옥은 관광지 섬으로 아직 높은 건물이 없었다. 하지만 국가단위 관광지로 지정되었다고 하니 만약 다시 올일이 있어 온다면 엄청나게 바뀌었을 것 같다.


복귀 후 근처의 피자가게에서 피자를 먹었다. 가격이 비싸보이지만 환율을 적용하면 매우 싸다. 처음 베트남갈 때 돈 단위가 커서 지레 겁을 먹거나 사기를 많이 당한다는데, 익숙해진 후 생각해보니 한국과 크게 다를게 없었다. 우리가 최소 단위를 천원으로 삼듯 베트남도 뒤에 k를 떼서 생각한다. 즉, 200000동은 200으로 부르며 이는 대략 만원정도이다. 따지고보면 달러를 사용하는 나라에서 한국돈을 헷갈리는 것과 비슷할 수도 있다.
피자를 먹으러 가는길에 스콜을 만났다. 짧고 굵었는데, 네팔에서의 스콜은 대략 1시간정도 매우 강하게 이어진거에 비하면 짧고 굵어 5분만에 소강되었다. 생각해보면 한국에서도 장난스럽게 스콜이라 부른것과 거의 비슷했다. 점점 동남화되가고있다는 한국의 날씨가 괜히 나온게 아니다. (사실 덥기는 한국이 더 더웠고, 구름이 없는 햇볕탓에 한국 햇빛이 더 따갑다. 습한 것도 한국도 만만치 않았다.)


저녁을 먹고 동남아의 꽃(?)이라 불리는 야시장을 갔다. 야시장이라고 밤새 운영하지는 않고 대략 11~12시까지 운영한다. 시작은 5시부터 하지만 피크는 9시 정도인 것 같다. 듣기로 동남아사람들은 소위 하루벌어 하루 먹고 산다고 한다. 즉 밤까지 먹고 떠들고 즐기며 저축을 잘 하지 않는다는 말 같은데, 생각해보면 우리나라도 성장기에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나라가 성장기에 노동이 고되지만 노동임금만으로도 충분히 미래가 보장되는 상황이고 분위기도 좋아 밤에 놀기 좋았다. 지금도 밤에 노는 사람은 많지만 미래가 보장되어있는 미래를 생각하고있진 않다. 포기하거나 아니면 대부분 저축을 더 우선으로 한다. 여튼, 즈엉동 야시장에는 사람이 붐볐다. 토요일이라 많을 수도 있지만 후술할 평일에도 충분히 사람은 많아서 놀랍긴했다. 야시장에서 코코넛 아이스크림, 두리안 아이스크림, 푸꾸옥의 명물 땅콩 등 구매했다. 사람이 많아 시끌벅적하고 바닥엔 음식물 쓰레기와 비가 온 후 물이 같이 엉켜있지만 사람들은 신경쓰지 않았다. 길거리 좌판대에 해산물을 대기시켜 놓고 팔았다. 배탈이 날 것 같은 기분이지만 아랑곳 하지 않았다. 가게마다 나름 정찰제이지만 조금은 깎을 수 있었다. 야시장의 먹거리 중 코코넛과 아이스크림, 음료 종류는 싼 편인데, 두리안과 해산물은 다소 비쌌다.(한국 돈으로는 싼 편) 특히 두리안을 3팩샀는데 피자 3인분과 맞먹는 가격이 나와 놀랬다. 길가에 그렇게 널리 파는 과일이 비쌀줄이야… 다른 과일들은 원화로 3천원 이하면 1키로가 넘게 살 수 있는데 두리안은 1키로가 되지도않은 한 팩에 만원정도 했다. 목이 말라 사탕수수 음료도 마셨다. 매우 저렴하고 목을 축이기에 충분했다. 설탕을 탄 것 같은 기분이지만 사탕수수가 설탕이라 그려러니 했다. 사탕수수를 짜는 모습은 보지못했고 미리 담어둔 통에서 받았다. 맛이 나쁘지않다. 약간 식물의 느낌이나는 황설탕물 같은 느낌이다.

두리안은 맛있었다. 두껍고 큰 과일안에 바나나정도의 과육이 2개 들어있어 비싼 것 같다. 악명과 다르게 맛은 나쁘지않을 것이라는 예상은 했는데, 정말 냄새도 심하지않고 특히 끝맛이 좋았다. 박하같은 깔끔함이 있어 크리미한 과육의 식감을 중화시켰다. 민트초코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달콤하면서 시원했다. 다만 냄새는 다음날까지 빠지지 않았다. 사실 나에게 냄새도 그리 나쁘진 않았다. 부탄가스같은 냄새가 나긴 하지만 먹을것이라고 생각하면 고약하지도 않고 코를 막을 것도 아니긴하다. 여튼 매너상 공공장소 반입은 금지라니 생각보다 사람들의 냄새에대한 매너가 엄격한 편인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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